지난 2020년 재정난으로 인해 금호산업이 아시아사항공을 매각하며, 업계 1위 국적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이 기업합병 절차를 밟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합병은 국가 차원의 지지를 받으며 세계 항공 산업의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정부는 통합 국적 항공사를 출범하여 국내 항공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대한항공 역시 당시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으며, 전반적인 위기를 극복하고 장기적인 성장의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현재 세계 19위, 20위인 두 항공사를 합병할 경우, 그 실적만 세계 7위 수준으로 올라서게 될 정도로 거대 항공사의 탄생입니다. 대한항공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통합을 계기로 전 세계의 대형 항공사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기업 합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우선, 기업 합병의 절차부터 알아보도록 합시다.
기업 합병의 절차와 기준
기업 합병은 기업 결합의 일종으로, 당사자만 원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총 14개국의 기업 결합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공정한 시장 경쟁성을 해친다는 우려가 있어 승인이 쉽게 떨어지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이 심사 중 한 군데라도 통과하지 못할 경우 기업 합병은 무산되기 때문에 모든 국가의 승인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례로, 현대중공업이 작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 할 때, EU의 독과점 우려로 인하여 인수 합병이 무산된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항공사 간 결합은 조선사 합병보다 각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해 우려는 덜한 상황입니다. EU가 합병을 불허할 명분이 조선사 사례보다 작다는 분석입니다.
그간 대한항공은 베트남, 태국, 터키, 대만, 싱가포르, 호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총 9개국의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심사의 기준은 여러 가지 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노선 독과점 문제' 입니다. 이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각 국가의 항공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지, 독과점을 통해 건전한 시장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지 등이 심사의 기준이 됩니다. 이를 문제 삼아 미국과 영국은 합병 승인을 유예하고, 독과점에 대한 시정 조치 제안서를 요구하는 등 깐깐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영국의 심사 승인, 남은 3국
지난 3월 2일, 심사가 가장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되었던 영국의 합병 승인을 받아내었습니다. 영국은 지난 2022년 합병을 유예하며 대항항공 측으로 독과점 시정 조치 제안서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인천-런던 노선을 운항하는 유이한 항공사입니다. 이를 제외하면 환승 노선만 남게 되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합병할 경우 결국 독점에 가까운 상황이 된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이 제출한 제안서에 대하여 영국은 이를 원칙적으로 수용했다고 밝힌 후, 추가 검토를 위해 심사 기한을 3월 말까지 연장했지만, 예상보다 빠른 승인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에서는 긍정적 미래가 엿보입니다. 이제, EU, 미국, 일본의 3개국 승인 절차만 남아있습니다. EU는 이미 2차 심사에 돌입하여 7월 내로 승인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EU와 영국은 기업 결합에 대해 심사 과정이 유사하기 때문에, 영국이 빠른 결정을 내린 만큼 EU 역시 예상 기한인 7월 이전에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 남은 가장 큰 산은 미국입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심사 기간을 연장했습니다. 벌써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별다른 의사 결정이나 소식은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과거 사례를 보면 미국은 항공사 간 기업 결합을 대부분 승인한 이력이 있어, 이번 대한항공의 합병 역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업계 전망입니다.
이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항공의 인수에 대한 최종 관문에 들어섰습니다. 남은 3개국의 심사는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기업합병으로 인한 득과 실, 변화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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